파산이란
치게 염려할 건 없습니다." "뭐라구? 걱정 없다구?" 세르지오가 벌컥 화를 냈다.
"넌 대학생처럼 느긋해진다는 건가? 그러나 이 세르지오는 그놈의 시체를 빨리 보고 싶단
말이야!" "하지만 당신은 보란이란 놈에 대해...." 시모어는 말을 하다 말고 우물거렸다.
"지금 내 말뜻을 알아듣지도 못하는 멍청이들만 모였군! 좀더 끈질긴 집념을 갖고 임하라는
말이야!" 노인은 다시 격분하기 시작했다. "그놈이 유령이니 귀신이니 하는 그 따위 소리들
파산이란 파산이란 파산이란 파산이란은 집어치워! 그놈을 우리가 진짜 유령으로 만들어 줘야 해! 연방 정부에서 보내는 놈마다
모조리 유령으로 만들어 줘야 해. 모조리 말이야! 어떤가? 자네들 중 대담하고 용기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누구야? 어때, 레오폴드 자네는?" 터린은 노인의 시선을 피했다.
"그놈을 죽여야겠지? 어떻게 해치울 것인가, 이것이 이제부터 우리가 할 일이야. 우선 첫째
로...." 이렇게 해서 9월 초하루의 회의는 시작됐다. 안델리나 터린의 불길한 예감이 맥보란
에게도 이미 느껴졌을지 모르는 일이다. 그가 전투중 잠깐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것은 순
전해 안델리나의 덕이었다. 마피아는 또 그동안 한숨을 돌릴 수가 있었다. 물론 불안한 고요
였지만.
18. 연정과 욕심
맥 보란은 벌써 48시간 이상이나 발렌티나 퀘렌테의 아파트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는
그곳에 있으면서 치료받는 도안 바렌티나가 이곳 고등학교의 역사 선생이라는 것을 알았다.
우연히도 그곳은 보란이 ROTC의 교관으로 배속된 학교였다. 그는 발렌티나가 26세의 독
신 여성이라는 것을 아고 나서는 그녀에게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보란은 그녀가 유머가
풍부한 반면 섬세한 감정을 가진 순질한 처녀라는 것도 알았다. 또한 그녀는 굉장히 수줍
음을 타기는 했으나 퍽 대담한 면도 있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은 그녀의 침대에서 각가 다
른 담요를 덮고 잤는데 보란은 알몸에 얇은 가운만을 걸쳤을 뿐이고 발렌티나 역시 잠옷 차
림이었다.
그녀는 보란이 상처 때문에 옷을 입고 벗는 것이 힘들자 그를 거들어 주며 예사로 그의
몸에 손을 대곤하였다. 또한 그녀는 브래지어와 팬티만 입은 채로 그의 앞에 나타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한 번도 서로 키스를 하거나 손을 만져본 적도 없었다.
3일째 되는 날 아침, 보란이 눈을 뜨자 발렌티나가 침대 가에 걸터앉아 그의 자는 얼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수줍은 듯 보란의 눈길을 피하며 말했다. "당신은 항상 제가
보고 있을 때 잠을 깨는군요." "이보다 더 기분 좃게 깨본 적은 없는걸." 그는 이렇게 말
하면서 발렌티나의 손을 잡았다. "아, 안 돼요. 이러시면 안 돼요." 그녀가 말을 더듬으면
서 손을 빼내려 했다. "왜 안 되지? 단신 손은 정말 EkjEmt하고 부드러운데. " 보란이
그녀를 잡은 손에 힘을 주며 말했다. "그 손은 다친 쪽 손일 텐데요?" "이젠 괜찮아. 믿
기지 않는다면 단신을 껴안을 수도 있어." "다행이군요, 맥." 그녀가 진지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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