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파산면책

밖으로 나와 서 있는 것이다. 여자와 아이들을 데리고 다른 곳으로 피하지도 않았다. "보란인가?" 보란은 고개를 흔들며 소리를 내지 않고 웃었다. 터린은 차고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천천 히 발을 옮기며 한 걸음마다 발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려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는 한 손에 는 총을 쥐고 다른 한 손에는 회중 전등을 쥐고 있었다. 보란은 터린이 총과 회중 전등을 개인파산면책 개인파산면책 개인파산면책 개인파산면책갖고 있다는 것에 대해 잠시 생각했다. 이윽고 터린은 차고를 지나 반대편 뜰로 향하고 있 었다. 보란은 소리없이 비탈진 지붕을 미끄러져 내려와 훌쩍 땅으로 내려서더니 대담하게 건물을 향해 걸어갔다. "보란인가?" 터린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 왔다. 훨씬 안쪽의 뜰에서였다. 보란은 발소리를 내지 않고 벽 을 따라 돌아서 정면에 있는 입구의 계단을 올라갔다. 생각했던 대로 문은 조금 열려 있었 다. 터린이 밖으로 나오면서 열어 두고 나온 것이리라. 그는 안으로 들어가 문 뒤에 숨었다. 터린은 언제까지 보란을 찾아 뜰을 헤맬 작정인가? 보란은 터린을 등 뒤에서 쏘고 싶지는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에는 일종의 우정 같은 것이 있었다. 적어도 보간은 터린을 죽일 때 정면에서 그의 눈을 보고 싶었다. 이치에 맞지 않는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전쟁 자체가 어차피 이치에 안 맞는 것이다. 잠시 후 터린이 숨을 크 게 쉬면서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고는 잠갔다. 그 순간의 터린은 그를 노리는 사나이에게 등을 돌리고 서 있었다. 보란은 자기 총탄의 표적이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궁굼했다. 죽음을 눈앞에 둔 그는 마지막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모란은 가만해 다가가서 45구 경의 총구를 터린의 목덜미에 갖다 대었다. "알고 있었네." 터린이 길게 한숨을 쉬며 말했 다. "문을 닫는 순간에 자네가 거기에 있다는 것을 알았어. 쏘지 말고 잠깐 기다려. 모란. 함 이야기가 있네." "여기서 해치울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자네 부인이 청소하느라 애를 먹 겠지?" 모란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홀 안은 어두웠으나 보란은 상대방의 얼굴이 굳어지며 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보았다. 전 에도 그는 그런 얼굴을 보았고 보란 자신도 그렇게 얼굴을 경련시킨 적이 몇 번이나 있었 다. 그는 그것이 어떤 느낌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몸의 구석구석에 있는 모든 근육이 불쾌하게 떨리면서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는 그 기분을 보란은 더 이상 터린에게 맛보게 할 수는 없었다. "총을 이리 주게. 레오." 터린이 그의 손에 들고 있던 총을 마지 못해 보란에 게 건네 주자 보란은 그것을 자기 등 뒤로 던져 버렸다. 총은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 다. "자네가 그런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은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하네." 터린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자네의 누이동생은 정말 좋은 아이였네. 보란." "그 따위 말은 집어쳐!" 보란은 차갑게 말하고 그의 45구경을 터린의 딱딱한 머리 부분에 밀어붙였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어디로 가는 거지?" 터린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의 목소리로 물었다. "자네의 부인과 아이들에게 베푸는 마지막 호의라고 생각해." 보란이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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